○ 조선왕실의 소설 02 현대어본 : 태원지(太原誌)
○ 임치균·배영환 옮김
○ 제1판 1쇄 발행일 : 2010년 11월 25일
○ 발행처: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 주요 등장 인물의 성격
- 임성 : 주인공으로 천명을 받은 사람이다. 5,6세에 총명함이 있었고 점점 자라면서 글을 좋아하여 한 번 본 것을 그대로 기억하는 사람이다. 15세에 대장부가 되니 걸음걸이가 씩씩하였고 얼굴과 몸이 기상과 정기 그리고 포부를 담고 있었다. 임성의 아버지 임우는 혹시 조정에서 뛰어남을 알고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그의 문밖 출입을 엄격하게 단속하였다. 그러나 세상에 대한 큰 뜻을 세우고, 배가 다다르는 섬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종황과 임응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겨내고, 바다 한 가운데서 옥새를 얻으며, 마침내 새로운 세상인 태원땅에 들어가서 나라를 세운다.
- 종황 : 삼국지의 제갈공명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임성을 도와 신통한 술법을 부리고, 임성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한다. 콧소리로 주문을 외우니 갑자기 하늘에서 수천 개의 신이한 칼이 내려와 공중에서 뛰놀며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사이 도적의 우두머리인 응천을 죽이고, 임응이 요괴의 소굴을 벗어나게 하고, 임성이 자살하려는 찰나에 종황이 붙잡고 고초를 겪은 한나라 고조는 그 뜻과 기운을 잃지 않아 400년 대업을 이루었다고 말하면서 이겨낼 것을 이야기하고, 천하의 미인 10명으로 변한 요물에 임성이 혹하지 않게 조언을 한다.
- 임응 : 임성의 사촌 동생으로 기상과 용기가 있는 장군이다. 임성과 임응은 동갑이었고 마음속 품은 뜻도 비슷하였다. 임성과 임응은 적벽강에 배를 띄우고 유람하면서 대장부가 살아가면서 옛 영웅을 본받지 못하고 초목과 같이 썩어 없어진다면 슬픈 일이라고 하면서 조용히 천하를 도모할 일을 논의하였다.
- 조정 : 문장을 알고 인정이 있는 성격으로 큰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면서 수많은 병사들이 고락을 함께 하였는데 지금 이 일로 병사를 죽이는 것은 너무 인정에 박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 하승 : 옛사람이 대장부가 세상을 살면서 그 이름을 100대에 까지 드리우지 못하면 만 대에 걸쳐 명예를 더럽히게 될 것이라 말하고, 다행히 자신의 품은 뜻을 이룰 것으며 그렇게만 된다면 비록 1만 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중국 땅을 떠나 표류하다가 첫 번째 도착한 섬에서 역시 표류하여 섬에서 도적이 된 사람을 만나는데, 양평, 양경이 당하지 못한 해적 우두머리 응천의 으뜸 장군 호리를 일월대구도를 들고 달려들어 두 사람을 도왔으며, 조금 후 호리의 몸을 베어버린 용장이다.
- 양관 : 철물을 파는 상인이다. 조정을 통하여 임성의 뜻을 알고 기뻐했으며, 양관의 큰 아들 양평과 둘째 아들 양경도 함께 거사에 참여하고 장사에서 얻은 수만 근의 철로 병기를 만들어 갖추었다.
▣ 소설의 구성
태원지는 임성이 배를 타고 원나라를 떠나 연호를 청명이라고 부르는 나라를 세우기에 전까지 이들이 바다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바다 모험 이야기이며 술법과 무술 판타지가 펼쳐지는 조선 왕실 소설로 국가의 대의(大義)와 부모에 대한 효(孝)의 유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설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처음 읽어 처음에 다소 어색하고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한편의 판타지를 감상한다는 생각과 임성과 종황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그들이 행하는 대의와 용기 그리고 겸손을 접하니 새로운 재미가 느껴진다.
실제 역사에서 원나라가 등장한 후 남송의 한족들이 원나라 지배를 벗어나 동방예의지국인 고려 땅에 배를 타고 망명을 온 사람들이 있다. 소설은 고려 시대가 아닌 조선으로 표현하였는데 고려 말기 시대가 아니라면 조선시대 초기 원나라에서 명나라가 교체되는 시기의 소설로 보고 싶다.
이 소설의 소재를 바탕으로 어린이와 일반 관객이 볼 수 있는 에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하면 흥미있게 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해보았다. 요괴가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변술을 하여 인간을 두렵게 하고 유혹에 빠드리는 모습은 옛날 이야기 속에서 들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가끔 삼국지의 내용이 인용되고, 중국의 역사가 소개되어 조선왕실 문화의 특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소설을 읽다보면 운명론에 빠지고 점성에 의존하는 내용이 종종 보이는데 몇 가지 내용을 아래에 적어보았으며 독자들은 이것을 잘 가려 읽어가면 좋겠다.
① 사람의 빈궁과 영달 재앙과 복록은 모두 하늘이 정하는 것이고 가난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명산대찰을 찾아 기도해보자는 임우의 이야기 ② 자연의 움직임을 살피는 관리가 동남쪽에 왕자의 기운이 있다는 보고에 원나라 조정에서는 전국의 부와 현의 우두머리에게 방을 붙이고 살피라는 엄명을 내림
③ 종황이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이곳은 재앙이 닥칠 것이니 우리가 갈 만한 나라가 있다면 심려함이 없을 것이라 함
④ 임성이 종황에게 응천과의 싸움에서 승부를 점쳐보라고 하자 사해의 모든 요괴들의 운수는 다했으니 신법을 써서 그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하는 것에서 잘 나타남
⑤ 배가 육지로 향하지 않고 점점 끝없이 깊은 대해로 들어가니 앞날의 길흉을 예측할 수 가 없다고 조정이 말하자, 종황이 즉시 손으로 한 괘를 꺼내 본 후 ‘끝이 아주 길하니, 모두들 여유롭고 편안하게 생각하십시오.’라고 말함
소설은 4부분(도입부, 전반부, 후반부, 종반부)으로 나누어 분류해보았으며 부분별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도입부 : 원나라때 임우가 지극 정성한 기도를 하여 낳은 아들 임성이 태어나서 동방예의지국 조선에 도착하여 오랑캐를 몰아내는 큰 뜻을 도모하고자 그와 같이 뜻을 나누는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바다에서 배를 타고 원나라를 떠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임성, 종황, 임응, 조정, 하승이 대의를 위해 살고 죽는 것을 함께 하기로 맹세한 후, 아직 천명이 다하지 않은 오랑캐 원나라의 지배를 물리치려는 뜻을 갖고 있었으나, 원나라 조정이 이를 미리 알고 제거하려고 한다. 원나라 조정에서는 각처에 방을 붙이고 이들을 살피라는 엄명을 내렸기에 임우는 아들 임성에게 강물에 배를 띄워 화를 피하라고 하였다.
임성이 걱정을 하니 임응과 하승 그리고 양관은 먼저 원나라를 치자고 말했지만 종황은 재앙이 닥칠 것을 예상하고 그것을 말렸다. 이를 피하여 하늘이 보배롭게 여기는 동방예의지국 국가인 조선을 찾아 바다로 나서는데 예기치 않은 큰바람을 만나 망망대해에 있는 이상한 섬으로 나간다.
- 전반부 : 임성과 종황 등이 바다에 나와 섬을 표류하면서 섬에서 도적을 만나 그들을 부하를 만들고, 요괴가 쥐로 변신한 섬의 소굴에 들어가 종황이 술법으로 요괴를 물리친 이야기가 계속하여 재미있게 펼쳐진다. 요괴가 변을 일으켜 바위에 오르는 사람을 멀리 날려 보내는 섬에서 풀로 만든 허수아비에 부적을 부쳐서 허수아비가 사람처럼 일어나 바위로 올라가니 200리 떨어진 섬에 시신으로 변하여 시신의 목을 베어 위기를 넘기는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었다.
종황은 술법을 사용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그 중 <임응이 요괴의 소굴을 벗어나다>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하여 소개한다.
문득 섬 하나를 보고 내려 쉬려는데, 임성은 쌀 1천여 석과 살찐 고기 수백여 덩어리를 보고 의심하자, 종황은 이것은 하늘이 주신 것이므로 의심할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에 하늘에 감사의 예를 올리고 소금을 완성하여 배에 싣고 배를 띄우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동해의 신을 만난다. 임성 등이 다시 배에 올라 출항하였는데 신명동이라고 크게 쓴 돌비석을 보았다.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갑자기 몸을 솟구쳐 간 데 없이 사라져 요괴라고 생각하여 반수를 불렀다. 조용히 몸을 감추고 엿보았는데 장수의 얼굴과 모습이 모두 원숭이 같았다. 임성이 놀라 종황에게 묻자 이는 원숭이의 정령이라고 했다. 난을 일으킨 요괴에 힘들게 맞서 싸우다가 양관이 점점 힘에 부치는 체하면서 상대하기가 어려운 요괴에게 술병 수 십개를 버리고 달아났다. 술병에 정신이 팔린 원숭이는 정신이 어질어질하여 땅에 거꾸러졌다.
그러나 힘껏 내려쳐도 다치지 않은 원숭이를 임응이 종황이 가르쳐 준 주문을 조용히 외우며 신명봉을 들어 우두머리를 한 번 내리쳤다. 도망간 요괴를 쫓아 산 속으로 가니 호랑이 떼에 겁을 잔뜩 먹었는데 임응은 신명봉을 들고는 수십 마리를 죽였다. 임응은 호랑이에 겁먹어 달아난 병사를 끌어내어 당장 목을 치라고 하자 조정이 만류했다. 임응은 산을 두루 돌아다니며 수색을 하다가 산 뒤편에 땅 속으로 뻗어있는 구멍을 발견하였다. 신명봉으로 원숭이 머리를 베어 들고 성안으로 들어가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절세가인 여인은 임응을 보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임응은 요괴를 모두 죽이고 굴 밖으로 나오려 했으나 찾을 수 없어 마음이 답답했다. 조정이 칡 동아줄을 내려 보냈지만, 닿지 않아 임성과 종황이 서로 임응의 일을 근심했다. 종황이 구멍가로 가서 허리띠를 풀어 한쪽 끝을 구멍에 넣어 주문을 외우니 쇠밧줄로 변해 그곳을 잡고 올라왔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며 배로 돌아왔다.
이후 고된 항해 끝에 섬을 발견하고 섬에 올라 요괴를 만나 요괴를 물리치는 일이 계속 이어지는 내용이 나온다. 예를 들면, 바다에서 표류한 지 7,8개월이 된 후 어느 섬에서 10마리 여우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여 임성을 유혹하는데, 임성이 소매 속에서 가죽 하나를 꺼내 여왕에 앞에 놓자 가죽이 누런 개로 변하여 여왕을 물어죽이고 아홉 공주와 시녀들이 모두 죽은 후 보니 꼬리가 일곱, 다섯, 셋인 늙은 여우였다는 이야기, 궤안에 있는 닭의 깃털이 궤짝을 여니 큰 누런 닭으로 변하여 크기가 십여 장이나 되는 황금빛 지네같은 독한 요괴를 없앤 이야기, 임성이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바다에서 얻은 서해 용왕인 광덕왕이 옥새를 탐내지만 천명을 받은 임성에게 자세를 낮추어 용왕이 바다로 뛰어들자 큰비가 쏟아지고 그사이로 붉은 용이 머리를 숙이고 꼬리를 낮추는 이야기, 귀신의 섬에 들어가 종황이 종이를 꼬아 만든 은빛 줄로 변하더니 귀신들을 모조리 묶어 모래사장에 내동댕이치자 임용이 달려 나가 수백의 귀신을 다 죽이고 모아놓고 모니 모두 사람의 뼈였다는 이야기, 천리안과 순풍이라는 괴물이 사람의 뼈로 된 잡귀를 죽이고, 종황이 일곱 개의 기를 태극 앞에 세우고 일곱기 아래에 등잔 일곱 개를 늘어놓아 북두칠성을 만들어 태극을 펼치고 천리안과 순풍이라는 괴물을 죽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 후반부 : 임성 일행은 이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배를 몰아 마침내 미지의 대륙인 ‘태원’땅에 들어간다. 임성은 덕망있는 선비를 만나 오랑캐가 지배하는 중국말고도 태원이 천하의 가운데 땅임을 알았고, 선비에게 이 세계에는 태원 바다 밖에 중국과 같은 나라가 있음을 알린다.
태원 땅에 들어간 후 다양한 전쟁 이야기가 나온다. 임성이 종황이 계교를 써서 청릉현을 정복하는 이야기, 종황과 장군들이 적과 마주하여 진을 치고 악니길과 진원현 장군을 무찌르고 많은 군현이 스스로 응하여 복속한 이야기, 임응이 방쌍과 맞서 싸워서 그를 복속시킨 이야기, 임성이 대흥왕의 지위에 오르는 이야기, 종황이 전쟁을 일으켜 금국을 평정하는 이야기, 종황이 서강에 있는 다섯 나라 군대와 맞서는 이야기, 종황이 계교를 써서 여영경을 죽이는 이야기, 종황이 진을 쳐 안정국을 무찌르는 이야기, 종황이 안정국을 꾀어내어 죽이는 이야기, 금국을 평정하고 도성에 들어가는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 종반부 : 대흥왕 임성이 다섯 나라를 통일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부분이다. 삼국(목국, 화국, 수국)은 이미 대흥국 군대의 위력과 대흥왕의 덕화를 듣고 감격하여 사자를 보내어 항복한다. 이렇게 하여 대흥국은 마침내 태원에 있던 다섯 나라와 열다섯 복속 국가를 하나로 통일한다.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황제로 추존받아 위로는 하늘의 뜻을 따르고 아래로는 백성의 마음을 따라 황제에 즉위하여 공신을 왕과 제후에 봉한다.
그리고 귀하고 부유하지만 아득한 먼 곳에 부모님 소식을 5년이나 듣지 못하여 부모님을 모셔올 신하를 찾자 임응이 서해 용왕인 광덕왕과 함께 나선다. 용왕이 호위하는 배를 타고 온 부모는 임성과 만나 서로 붙들고 통곡하였다. 그 후 부모를 위해 큰 연회를 베풀고 호위병들을 두어 부모를 항상 모시고 안부를 살폈다. 후손들이 선조의 업적을 지켜 어질고도 착한 풍속이 갈수록 새로워져 항상 덕이 있는 사람이 다스리고 모든 사람이 장수하는 나라가 되어 천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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